전체 글 (32) 썸네일형 리스트형 [샘X딘/샘딘] Egoist [샘X딘] Egoist : 이기주의자 #. 미주리 주의 어느 허름한 모텔방에 몸을 뉘이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침대는 지나치게 딱딱했으며, 방안 가득 알 수 없는 쾨쾨한 냄새가 났다. 그러나 굳이 불평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일이며, 불평을 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샘은 무엇보다 쫓던 뱀파이어를 놓친 탓에 또 다시 이곳에 묵어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그는 메고 있던 더플백을 거칠게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반동으로 어깨가 시려 오기 시작했다. 샘은 인상을 쓰고는 팔을 접어 어깨를 몇 번 움직였다. 며칠 전 다친 어깨가 여전히 시큰거리는 것은 꽤 성가신 일이었다. 샘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지는 것을 보며 딘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를.. [카스티엘X딘/캐스딘] Requiem (리바이어던 캐스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스티엘X딘/캐스딘] Requiem :장송곡 #. "Hello, Dean." 눈앞의 천사는 그렇게 말했다. 너저분한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목에 느슨하게 넥타이를 맨 천사였다. '캐스'-. 딘은 그의 이름을 부르려던 충동을 씹어 삼켰다. 이를 드러내며 빙긋 웃는 남자는, 아마 제가 아는 천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딘은 아주 낮게 숨을 흘렸다. 그는 제 앞에 펼쳐진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산처럼 쌓인 시체의 산을 밟고 선 카스티엘의 코트는 이미 제 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붉게, 붉게, 붉게. 그래, 딘은 꼭 캐스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콧노래를 흥얼대는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잔잔해서 꼭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 [크라울리X딘] Rat-a-Tat *올 시즌 스포 존재합니다* [크라울리X딘] Rat-a-Tat :쾅쾅 #. 목적과 물음표. 내 영혼이 붉게 그을었을 때마저도 나는 '고민'이라는 것을 깊게 담아둔 적이 없었다. 거시기 크기를 키우고 싶다든가, 루시퍼를 죽이고 싶다든가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 그런 깜찍한 골칫거리라면 난 두 팔을 벌려 내 머릿속을 온통 채운 고민을 꽉 껴안아줄 수도 있을 터였다. 나는, 내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내가 여지껏 밟아온 발자취를 인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근본적이고도 진지한 고민을 던지고 있었다. 크라울리- 지옥의 왕. 그래, 나는 내 존재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인간의 유한성이나 악마의 탄생에 대한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는 왜 .. [사이렌/사이먼X키어런] Merry Go Round [사이렌/사이먼X키어런]Merry Go Round : 회전목마 *인더플 시즌1,2 스포 있습니다* "당일치기 여행가요, 나랑 같이." ...오. 예상치 못한 키어런의 말에 옅은 푸른빛을 띠는 사이먼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콘택트 렌즈를 끼지 않아 PDS 환자 특유의 빛을 내는 두 눈은 언제나 차가워 보였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어런은 사이먼의 시선에 몸을 흠칫 떨었다. 다른 의미로 두려움의 표현이었다. 키어런은 그의 입에서 '안돼'라는 말이 나올까 봐 걱정이 됐다. 에이미의 방갈로 문을 두드렸던 그 밤으로부터 정확히 닷새가 지났지만 마을회관에서 몇 번 스쳐 지나간 것 빼고는 대화가 전혀 없었던데다가, 우습게도 대화를 피한 것은 자신이.. [사이렌/사이먼X키어런] Baroque [사이렌/사이먼X키어런] Baroque :일그러진 진주 *인더플 장미합작에 '보라색 장미-불완전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참여했습니다. *합작 주소는 이곳! http://rocn12.wix.com/rose #.꿈에서 보라색 장미를 보았던 것도 같다. 그건 아주 초라하게 말라비틀어져 있어서, 한 마디로 볼품없었다. 끝이 푸석하게 갈라진 꽃잎들 대부분은 바닥에 떨어져 더러웠다. 엉성하게 붙어 있는 꽃잎들은 꼭 싸구려 종이모형 같았다. 아니, 그런 꽃을 보았던 것도 같다. 모든 것은 내 죽어버린 머리가 보여준 꿈이었을 뿐 현실이 아니다. 당장에라도 봉오리가 잘려 떨어질 것 같은 그런 꽃은 현실이 아니어야만 했다. ‘죽은 것들도 꿈을 꾸는가?’ 따위의 질문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보랏빛 장미의 꽃말이 불완전한 사랑.. [해준백기/대리백기]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해준백기/대리백기]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 장백기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모태신앙이기도 했으나 그 자신이 아주 신실한 사람이기도 했다. 가끔씩 그의 머릿속엔 어쩌면 자신은 신부가 되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검은 사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배우며 자랐고 그것이 당연한 것인줄만 알고 살아왔던 삶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더욱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제 상사를, 저와 같은 성을 지닌 상사에게 커져가는 마음을 인정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힘이 들었다. 마치 모래구덩이 같은 감정은 그저 그 주위를 맴돌았을 뿐인데도 그를 잡아 끌어당겼다. 일부러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않은 .. [해준백기/대리백기] Mirror / For.지국님 [해준백기/대리백기]Mirror :거울 #. 길지 않을 외근이었다. 그랬어야만 했고, 그랬어야 할 일이었다. 당일 꼬박 고생하면 굳이 타지에서 잠을 청할 필요가 없을 일이었는데, 어디서부터 상황이 꼬인 것일까 해준은 잠시 이마를 짚었다. 유독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는 날이기도 했다. 거래처의 실수로 물건을 재확인하느라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은 데다가, 차는 갑작스레 고장이 나 아무리 빨라도 내일쯤에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며, 때아닌 폭우를 만나기까지 했다. 잔뜩 젖은 채로 겨우 상황을 수습했을 무렵엔 이미 서울로 돌아가긴 그른 시간이었다. 시계를 내려다보는 해준의 입에서 낮고 눅눅한 숨이 흘러나왔다. 그 탓에 백기는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제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꼭 입안에 모래가 .. [해준백기/대리백기] Necktie [해준백기/대리백기]Necktie :넥타이 -'Trial'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 제 목을 적당히 죄어오는 넥타이와 사무실의 공기. 백기는 그것들이 주는 묘한 긴장감을 즐겼다. 언제나 잘 다린 셔츠는 구김 없었고 넥타이의 모양새는 반듯했다. 그는 어그러지는 것을 싫어했다. 그가 가진 멀끔함의 기준이 아주 재미없고 뻣뻣하도록 보편적인 것이라고 해도, 그 쭉 뻗은 길을 달릴 때만큼은 누구보다 앞서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거대한 삶의 레이스에서 저는 승리했다고, 원인터내셔널이라는 대기업의 사원증을 목에 건 날 백기는 생각했다. 정면만을 바라보는 것. 그는 제 곧은 시선을 사랑했다. 그 시선이 어느 순간 옆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깨달았을 때, 백기는 제가 뒤처졌다는 감정을 처음으로 맛보았다.. 이전 1 2 3 4 다음